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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칼럼

누가 원더걸스와 박진영을 욕하는가?

원더걸스가 2DT라는 새로운 신곡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귀여운 원더걸스가 다시 국내 활동을 한다고 하니 반갑네요~ ^^ 많은 아이돌 그룹들 속에서 원더걸스가 어떻게 활동할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예전같은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런지? 최근 소녀시대가 워낙 활동을 잘 하고 있네요. 소녀시대도 화이팅이죠~

근데 우연찮게 아래와 같은 제목의 기사를 보고 흥미로워 내용을 읽어보았습니다.

식상함? 시시함? ... 돌아온 원더걸스 [동아닷컴 기사]

원더걸스

위 내용을 읽고나서 좀 답답한 마음과 생각이라 몇자 끄적여 봅니다. 내용은 한마디로 원더걸스와 박진영을 까는 내용 일색입니다. 미국 시장에 대한 사대주의 운운하며... 흠... 과연 평론가분께서 주장한 그대로의 의견만 있을까요? 문화 상품이라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개인적인 의견 몇 가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원더걸스의 신곡 2DT (2 Different Tears)

원더걸스의 신곡 2DT는 텔미나 노바디에 비해서 귀에 착 감기는 느낌이 좀 적은 듯 합니다. 후크송에 대한 비판이 많아서인지 한번 듣고는 흥얼거릴만한 부분이 약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소희가 부르는 구절이 좀 늘어난 것 같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



지금부터의 의견은 위 기사 내용에 대한 반박하는 의견이니 내용이 불편하신 분은 언제든지 브라우저를 닫아주셔도 됩니다. 또한 원더걸스를 비롯하여 아이돌 그룹을 일반적인 "상품"과 비교하여 얘기를 풀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를 돕기 위한 비유이므로 이 부분도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재미삼아 읽어 주시면 됩니다. ^^) 아래 문단 제목은 기사의 문단 제목을 따라서 작성한 것이니 원문 기사와 함께 읽어 주세요~


아이돌 그룹 공식에 맞지 않는 그들

사실 많은 아이돌 그룹이 멤버 중 특별한 한명이 노래와 상관없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인기를 얻고 팀 전체를 끌어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멤버들 중 여러명을 여기저기 내보내고 반응을 타진해 봅니다. 사실 이 부분은 가수를 노래만 해서 키우기에는 음반 시장이 워낙 위축되다보니 연예 활동 전반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게 기획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더걸스의 경우 개인에 의존하는 경향이 다른 아이돌 그룹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습니다. 그래서 선미의 탈퇴와 혜림의 등장도 큰 이슈가 되지 않았고 이 부분을 기사에서는 "아이돌로서의 폭발력도, 아티스트 또는 아티스트형 아이돌로서의 신뢰도 얻지 못하는 상황" 이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그저 박진영의 음악을 소화해내는 대리인, 심하게 말하면 '인형'들로만 보일 뿐이다" 라고 하네요.

원더걸스는 완전히 새로운 상품이다

기사에서도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원더걸스는 사실상 국내는 물론 아이돌 천국 일본에서조차 그 모델을 발견하기 힘든 그룹"입니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제품을 새로운 제품이라고 얘기합니다. 그것이 어느정도의 성공까지 이어진다면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얘기합니다. 박진영은 정형화된 아이돌 그룹이란 상품에서 완전히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에게 크게 의존하지 않고 팀으로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있고, 팀원에 문제가 생겨도 팀은 존재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사장의 입장에서는 안정성을 높인 상품을 개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조금 더 진화된다면 각 개인의 경쟁력을 더 높여서 팀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갈 수 있겠지요. 현재는 2PM 이나 2AM이 각 개인의 가치를 잘 높이고 있는 경우로 보입니다.

원더걸스는 박진영의 대리인인가?

이 부분은 문화평론가로서의 언급인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의 표현입니다. 영화 감독이 영화를 만들때 감독의 색깔과 사상이 그대로 드러나듯이 돈 대주는 사장이 아닌 음악적 리더이자 사업가진 박진영의 음악적 색깔과 가치가 자기가 키우는 팀에 녹아들어간다고 그것이 잘 못 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말 말이 되지 않습니다.

GOD 의 모든 노래에 박진영의 색깔이 녹아들어가 있었다고 GOD 가 박진영의 음악적 대리인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GOD와 원더걸의 가창력에 대한 부분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비가 박진영과 함께 작업할 때 박진영의 음악적 정서가 없었다고 보십니까? 프로듀서의 음악적 색깔이 들어가지 않는 프로듀싱을 얘기하는 것인가요? 작곡가나 프로듀서가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가수를 찾아서 곡을 주고 프로듀싱 하는 것은 가수를 보고 그에 맞는 곡을 만들어 주더라도 그 작곡가나 프로듀서의 음악적 경향이 반영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미국 진출용 '레트로 아이돌'의 한계

비즈니스 관점에서 또 재미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한국에서의 활동 상황과 미국 진출에서의 활동 상황에 대한 비교를 하면서 컨셉에 대한 설명을 하는 부분입니다. "원더걸스는 여타 실패한 아시아권 도전자들과 다른 방향을 택했다. 이들의 실패가 무리하게 주류 시장을 치고 나가려는 데서 비롯됐다고 판단, 원더걸스는 철저히 비주류적 컨셉트로 밀어붙인 것이다."

비즈니스에서는 이러한 접근을 "차별화 전략"과 "포지셔닝"으로 설명을 합니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때 기업에서 반드시 고민하고 검토하게 되는 과정입니다. 우리 제품을 어떻게 차별화 하고 적절한 위치에 포지셔닝 할 것인가? 그것이 없거나 무리하게 기존 경쟁제품과 경쟁하려고 할 때 무식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이 부분을 읽고 '참 박진영이 머리가 좋구나. 생각보다 정말 치밀하다'란 생각을 했습니다. 오히려 평론가와는 다른 관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을 "국내시장은 미국 시장 반응에 영향 받는 사대적 시장으로 치부됐다" 라는 표현은 정말 역겹기 그지 없습니다.

사업을 하는 모든 기업들이 할수만 있다면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큰 시장에 가서 상품을 팔 수 있으면 불법적인 방법만 아니라면 얼마든지 도전하게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박수를 보내줘야 합니다. 삼선전자가 반도체를 많이 판매한다고 "해외 완제품에 기대어 메모리 부품만 파는 사대적 기업"이라고 평가하는 것과 같은 얘기 아닙니까?

영화를 예로 들어봅시다. 국내 배우가 헐리우드 제작 영화에 아주 작은 단역이라도 맡게 되면 국내에서 대서특필을 합니다. 신문 기사로만 보면 무슨 주연급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아주 잠깐 나오는 경우가 많았지요. 하지만 그런 단역도 마다않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도전하는 분들 덕분에 이제 점점 국내 배우들의 캐스팅도 많아지고 역할의 비중도 커지고 있습니다.

음반시장에서 비나 BoA, 원더걸스 같은 도전을 해 줘야 그 다음 후배들이 또 도전을 할 것 아닙니까? 그것이 처음에는 비주류 컨셉트로 접근을 하더라도 단역부터 시작해서 주연으로 힘든 과정을 개척하는 도전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쳐 줘야 할 것입니다.

문화 상품에 있어서도 한국 시장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사업적으로 의미있는 시장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영화 산업의 경우 상당한 비중을 두고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음반 시장이 불황인 것이 미국 진출하려는 가수들에게도 음반 기획사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는 JYP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가 필요합니다~


미국 시장 성과, 그리고 남은 과제

이문원 평론가의 원더걸스와 JYP의 미국시장 성과에 대한 폄하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빌보드 '핫100' 76위 이슈에 대한 것도 필리핀 소녀 가수 샤리스 펨핀코가 2007년 리메이크 곡으로 44위에 진입한 것을 두고 거짓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더걸스의 성과를 오리지널 원곡으로 진입한 것에 대한 칭찬을 해 줘도 모자랄텐데 그저 리메이크 곡으로 순위에 든 것과 비교를 해서 성과를 폄하하는 것은 무슨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문화적 배경으로 보면 필리핀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편하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아주 열심히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원더걸스가 훨씬 불리한 조건인거죠. 게다가 리메이크 곡과 창작곡과의 단순 순위 비교를 하는 것은 문화평론가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합니다.


마무리 이것저것

2DT 가 국내에서 얼마나 성공을 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동안 미국 활동만 하느라 국내 팬들과 시간을 많이 못 보낸 원더걸스가 잠깐이라도 국내에서 활동을 한다니 좋습니다. 삼촌들의 로망이라는 소희도 많이 컸네요~ 전 첨부터 힘든 리더 역할을 잘 하고 있는 선예 팬이기도 합니다. ^^ 미국에서의 활동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선미가 탈퇴까지 했겠습니까? 공부를 하러 가든 사업을 하러 가든 미국이란 시장에서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원더걸스 영어과외 선생이 원더걸스가 미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는 기사도 나고 이런 편협한 시각의 기사를 보면서 정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그러합니다. 어떤 회사 어떤 제품이 해외에서 잘 나가면 옆에서 배가 아파서 보지를 못합니다. 그 제품은 어디가 안 좋다든지 그 회사 사장이 개인적으로 성격이 이상하다든지 등등 그러면서 자기들도 해외 시장 진출하고 싶어서 사실은 안달입니다.

원더걸스는 국내 가수 중에서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험난한 도전을 하고 있는 개척자들입니다. 그 개척자들을 이끌고 있는 보이지 않는 리더가 박진영일테구요. 본인 스스로 먼저 미국 시장에 가서 몸으로 부딪히고 인매 만들고 곡도 써 주고 하면서 자기 몸으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노하우를 배운 사람입니다. 누가 감히 한국가수의 미국 시장 진출이란 주제를 가지고 박진영에게 뭐라고 말을 할 수 있습니까? 격려와 함께 서로 도와서 한국 가수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더 잘되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원더걸스가 미국 시장에서 활동을 하더라도 가장 그립고 고마운 것은 한국 팬들의 응원일 것입니다. 20대 초반 전후의 여자 아이들이 미국 시장에서 저렇게 열심히 활동을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정말 대견하기도 합니다. 제발 이런 쓸데없는 평론기사로 애들 기죽이지는 말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