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iz 칼럼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가 시장에 미칠 영향들

구글이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구글이 핸드폰 제조업에 직접 뛰어들었다는 소식이다. 인수금액은 전날 종가에 약 63%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40로 가치평가를 하여 총 125억 달러를 투자해서 인수했다. (한화로 약 13조 5천억 규모) 이 인수 금액은 구글이 보유한 현금의 1/3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과연 구글은 어떤 생각으로 모토롤라 모빌리티(이하 모토롤라)를 인수했으며 이 인수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휴대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몇 가지 변수들을 좀 살펴보고자 한다.


애플의 특허소송에 대비하여 모토롤라의 특허 확보 차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의견들이 많다. 최근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낸 특허침해 소송의 연장선에서 한가지 답을 찾을 수 있다. 애플의 소송은 삼성의 특정 제품에 대한 소송이라기보다는 향후 구글에 대한 소송의 전초전이라는 얘기들이 있었다.

애플의 삼성전자 특허침해 소송이 시작된 기간으로만 본다면 특허 확보라는 이슈는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를 인수하는 의사결정을 조금 빨리 하도록 한 것이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만 애플의 특허소송에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이며 그것이 약 63%에 가까운 프리미엄을 얹어서라도 빨리 인수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게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모토롤라를 인수함으로써 모토롤라가 확보해 둔 특허를 기반으로 향후 특허전쟁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현재의 글로벌한 경쟁환경에서 꼭 필요한 판단이었다고 생각된다. 만약 모토롤라를 다른쪽에서 인수한다면 구글 입장에서는 특허소송과 관련해서는 항상 수세적 입장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맞고소를 위한 카드를 확보했다는 정도로 보면 될 것이고 애플의 일방적인 특허소송은 이제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구글 블로그에 언급된 내용.

We recently explained how companies including Microsoft and Apple are banding together in anti-competitive patent attacks on Android. The U.S. Department of Justice had to intervene in the results of one recent patent auction to "protect competition and innovation in the open source software community" and it is currently looking into the results of the Nortel auction. Our acquisition of Motorola will increase competition by strengthening Google's patent portfolio, which will enable us to better protect Android from anti-competitive threats from Microsoft, Apple and other companies.

휴대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사업의 통합
IT 사업 현황을 돌아보면 애플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사업이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최근 몇년 사이 승승장구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원래 애플이라는 PC 제조업체였고 이 후 아이팟 제품으로부터 시작된 앱스토어 개념을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 시장으로 확대하고 이제는 맥북에서도 맥앱스토어 개념을 도입하는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의 강력할 결합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노키아의 경우 심비안이라는 자체 소프트웨어가 있었지만 앱스토어와 같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드는데 실패했고 현재 MS와 전략적 제휴를 하는 상황이 되었다. MS의 경우 하드웨어 제조 능력과 판매 유통망 확보에 불리한 점을 노키아와의 제휴로 해결하려고 한 것이다. 블랙베리의 경우도 스마트폰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며 위상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안드로이드만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확장하려는 구글 입장에서는 넥서스원을 성공시키지 못한 과거 경력이 걸렸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생산, 유통에 대한 시장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모토롤라의 인수를 통해 구글은 하드웨어의 약점을 한번에 보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이 인수의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낼 것인지가 궁금하지만 지금은 구글의 CEO가 바뀌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에릭 슈미츠의 퇴진 이후 래리 페이지는 구글+를 런칭하는 등 구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 합병도 래리 페이지의 야심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안드로이폰이나 테블릿은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작동할 것이다. (래리 페이지 성격상~ ^^) 그리고 이제 하드웨어와 결합된 소프트웨어 개발로 인해 배터리 사용시간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삼성전자와 구글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제일 궁금한 상황이 되었다. 넥서스원 개발을 HTC가 맡으며 뭔가 구글과 어정쩡한 관계를 보였던 삼성전자는 이후 구글의 넥서스원 후속인 넥서스S를 출시하며 구글과의 긴밀한 파트너쉽을 보여주었고 갤럭시탭 10.1을 출시하며 안드로이드 제품의 선두업체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구글이 지속적으로 안드로이드 OS의 개방성을 유지하고 기존의 하드웨어 파트너들과 현재와 같은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모토롤라 제품은 안드로이드에 가장 최적화된 제품을 출시하게 될 것이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는 하드웨어 제조사들과는 현재와 같은 관계가 유지되긴 하겠지만 가장 강력한 안드로이드 제품은 구글에서 직접 공급하는 형태가 된 것이다. 단기적으로야 별 문제가 없고 부품 공급량이 늘어 매출이 늘어난다고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구글과 애플의 전쟁에 들러리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단, 이 전제는 구글과 모토롤라 사이에 기대하는 정상적인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것을 가정했을 때~)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뭔가 결단을 내리거나 변신을 해야 할텐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주도권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중장기적인 대안 마련이 상당히 어렵게 되었다. '바다' OS를 계속 밀것인지? (심비안 전철을 밟을 수도~) 아니면 인수합병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인수합병할만한 회사가 적당하지 않다는~) 이건희 회장의 특허확보에 대한 메시지는 아마도 구글과 삼성전자 사이에도 어떤 암중모색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모바일 삼국지의 등장인가?
애플 vs 구글+모토롤라 vs 노키아+MS
당분간 모바일 시장에서는 이 세 기업들의 행보가 시장을 끌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MS의 윈도우폰7 소프트웨어와 노키아의 하드웨어가 결합한 제품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된다. 여기에 HP가 Palm을 인수하였으니 자체 OS와 제품군을 바탕으로 Palm의 기술력과 결합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한다면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블랙베리의 반격인데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힘겨워 보이고, 국내 기업 중에는 LG가 어떻게 반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정도가 그 다음 변수로 보인다.

기타 얘깃거리들
모토롤라 모빌리티에 대한 얘기들이 많다. 모토롤라를 인수한게 아니라 사업부문을 인수한 것이다 라는 등~ 모토롤라 모빌리티는 모토롤라에서 사업부분을 분리해서 독립된 상태로 되어 있었는데 이것은 이미 인수합병을 전제로 분리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료를 검토 후 보강하도록 하겠다. (정보 제공 환영~ ^^)

셋탑과 스마트TV 관련 사업의 가능성에 대한 얘기들이 그 다음 이슈다.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애플TV에 대항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TV의 출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 현재 행보로 보아서는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는 정말 많은 얘기거리들과 시나리오들을 제공하고 있다. 전세계의 컬럼리스트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으며 주요 매체들이 이 이슈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앞으로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내용에 대해서 같이 공유해야 할 이슈들이 있다면 계속해서 내용을 보강해 보겠다.

(공감되는 부분이 있으시면 아래 손가락 클릭 한번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