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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크리에이티브

[전자신문] 디지털에 아날로그의 상상력을 더하라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적 상상력을 결합한 디지로그 제품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전자신문 4월 2일자에서 살짝 아이디어를 엿보기로 하겠습니다.



전자신문 4월 2일자 기사

 거리에 봄을 알리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만발하고, 윤중로의 벚꽃은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다. 날이 풀리고 봄이 좀 더 무르익으면 사람들은 자연을 가까이 느끼고자 전국 명소를 찾을 것이다.

자연을 보며, 상상을 위한 감수성의 레이더를 켜면 어떤 일이 생길까.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적 상상을 결합한 디지로그가 가능해진다.

봄 소식을 알리는 튤립축제가 시작됐다. 형형색색의 튤립을 보며 어떤 상상을 하는가. 봄기운을 만끽하느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틈이 없다. 그렇지만 어떤 이는 빨간색의 튤립 모양을 절묘하게 USB 허브에 접목했다. 하얀색의 플라스틱 화분에 네 개의 튤립 봉오리가 있으며, 봉오리 하나하나가 USB로 연결된다. 튤립의 줄기 부분을 구부리면 좀 더 멋진 모습이 된다. 22달러의 이 제품은 여러분의 정원을 꾸밀 수도, 자연의 향기를 맡을 수도 없지만, 복잡하게 얽힌 채 컴퓨터에 연결된 케이블과 그 가운데에 무미 건조하게 서 있는 USB 허브를 생각하면 우리들의 책상을 좀 더 화사하고 부드럽게 바꾸어 줄 것 같다. 딱딱한 디지털 기술을 부드럽고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디지로그의 매력이 아닐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무조건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모양이나 색깔, 크기 등 어울림의 미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높은 완성도가 필요하다.

USB 허브에 어울리는 또 다른 아날로그적 대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 거북이, 오징어, 지네… 집게발이 있는 꽃게를 결합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감성적 영감을 고취하기 위해, 사례 하나를 더 소개한다. 디지로그는 아니다.

은은한 커피향이 피어나는 커피숍에서, 예쁜 종이에 싸여 있는 각설탕을 꺼내 커피에 넣는 느낌이 참 좋다. 이 각설탕에도 짙은 감성의 아날로그적 상상을 첨가할 수 있다.

히딩크와 박지성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 거주하는 ‘JUNG YOU’라는 디자이너는 눈물 모양을 한 각설탕 ‘Sweet Tear’를 디자인했다. 커피에 각설탕을 떨어뜨릴 때마다 눈물이 떨어지듯 뭉클한 감성이 살아 숨쉰다.

당장 살 수 있는 제품은 아니지만, 정육면체 각설탕 아이디어로 성공한 헨리 테이트만큼이나 훌륭한 상상력과 감수성이 엿보인다. 튤립 USB 허브에 좀 더 진한 감성을 첨가할 수는 없을까.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

관련기사 :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03310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