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iz 칼럼

SNS 소통의 본질 : 안철수, 삼성, 김택진 그리고

지난 주 흥미로운 이슈들이 트위터에서 확산되어 살펴보면서 SNS 소통의 중요한 특성 중 한 가지를 소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리를 했다. 초안은 조금 더 직접적이고 공격적인데 조금 다듬고 다시 한국일보 데스크에서 다듬은 내용이 아래와 같이 한국일보 [배운철의 SNS 라이프]에 게재되었다. 다양한 의견의 공유를 통한 나와 다른 다양한 가치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공간이 바로 SNS 공간이다.설득이 아닌 경청의 공간~


+++

지난 일주일 동안 트위터에서 오간 수많은 이슈 가운데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한국 IT 선두 기업들에 대한 논쟁이었다. 시작은 18일 한 일간지에 '한국 IT, 구글의 하청업체 전락 위험'이란 제목으로 실린 안철수 교수 인터뷰 기사였다. 트위터리안들은 기사 중 "결국 삼성전자는 구글과 동반자 관계에서 하도급 업체로 전락한다"는 내용을 발췌해서 트위터에 올렸고, 이 글은 삼성에 대한 비난성 내용과 함께 수없이 RT(재전송)됐다.

다음날 한 보수 인터넷 매체 편집국장이 '안철수, 삼성과 LG 비난할 자격 있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구멍가게(안철수연구소)를 키워놓고 대기업을 비하했다"며 안 교수를 비아냥거려 논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논리적이라기보다는 감정적인 내용이 많아 이 글은 트위터 공간에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이어 22일에는 "모두 애플 앞에서 쓰러질 때 그나마 고개 들고 버티는 게 삼성이다. 애플 얘기하면서 삼성 비난할 게 아니다"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인터뷰 기사가 트위터에서 또한번 수없이 RT됐다. 우리 IT 기업의 성과를 또 다른 시각으로 평가하는 김 대표의 소신있는 의견이 공감을 사면서 트위터리안들의 논쟁이 확산된 것이다.

위 사례들에서 주목할 부분은 SNS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방식이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 신문 독자들의 반응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넋두리가 고작이었다. 인터넷 등장 이후에도 독자들은 기사 밑에 달린 댓글에 의견을 추가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그러나 SNS 환경에서는 독자의 의견이 주가 되고 기사는 이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유통된다. 속보 기사는 의견 없이 퍼 나르기도 하지만 기사가 제공한 정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먼저 밝힌다. 사람들은 공감 혹은 반론을 하기 위해 링크된 기사를 읽고 다시 자신의 생각을 얹어 기사를 유통한다. 이런 과정에서 다수가 어떤 부분에 동의하고 또 반대하는지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된다. 집단 지성을 통한 여론 수렴까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SNS는 다수의 작은 목소리들이 공감의 RT를 타고 확장되는 미디어다. 목소리 큰 소수가 전체 여론을 지배하던 시대는 지났다. SNS 환경이 확대될수록 더욱 그럴 것이다. 변화한 환경에서 필요한 것은 다양한 의견을 기꺼이 공유하고 다양한 가치관을 인정하는 개방된 태도다. SNS 환경에서 남의 생각에는 귀 막고 흑백논리로 일관하는 독불장군의 말은 공감 받지 못하고 자신의 타임라인 위에서만 맴돌 뿐이다.

@ 한국일보 기사 [보러가기]

위 기사 본문에 두 인터뷰는 참고를 하시라고 링크를 걸어두었고 한 기사는 참고할만한 가치가 없어 링크도 걸지 않았다. 꼭 궁금하신 분은 직접 검색해 보시길~ 두 분의 의견 모두 관점과 가치의 차이를 두고 동의할만한 부분이 있다. 다만 원고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택진 대표의 인터뷰가 다른 매체에서 소개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

그리고 본 내용은 인터뷰 내용 자체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이슈에 대한 SNS의 소통 방식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재료로 골라쓴 것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 공감되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공감의 클릭~ 한번 남겨주세요 ]